어제 3월 17일 월요일처럼 아침과 저녁의 기분이 극적으로 달랐던 적이 있었던가! 마치 아침에는 찬란한 태양이 힘차게 뜨는 기분이다가 저녁에는 지치고 힘든 태양이 찬란한 노을도 없이 맥없이 사라진 기분이었다.
월요일은 전공 2과목의 수업이 있는 날이다. 그날 아침은 꽤나 일찍 시작했다. 5시 30분 쯤 일어나 6시 30분쯤 집을 나서고 1시간 운동한 뒤 학교로 갔다. 학교 주차장에 차를 대면서 생각했다. '아~, 삶이란 끝없는 기쁨의 연속이구나.' 왠지 드는 이 생각.
지난 주말에 인사동에 가서 산 Takayo의 선물을 우체국에 가서 보냈다. 보내는 데 2만 2천원. 헐~. 나의 영원한 우정과 사랑의 징표이니까 그 정도는 지불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임베디드시스템의 운용을 들었는데, 비교적 쏙쏙 머리속에 들어와서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다른 학생과 식사하고 미루던 지도교수 선임 건 때문에 HCI 랩의 홍광석 교수를 방문하여 이런 저런 얘길 했는데 긍정적이었다. 다만, 논문 주제를 선정해서 한 번 보내라는 숙제와 함께. 하지만, 홍광석 교수의 설명을 들으면서 HCI 랩이야 말로 내가 하고자 하는 방향과 가장 잘 맞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내 지도교수가 된다. 그리고, 모자라는 것은 하면서 채운다.
여기까지 미루던 많은 일들을 순식간에 해치우고 하루의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던 순간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운용시스템의 설계 시간. 수업 내용을 전혀 모르겠다. 특히, 지난 주에 보육센터 입주를 위해 PT 하는 바람에 수업을 못 들어서 더욱 곤란한 지경이었다. 모르면 마음이 편해야 하는데, 이상한 건 머리가 엄청난 부하를 일으키며 알지도 못하는 것들을 정보처리 한다는 것이다. 문득 수업 중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도대체 무슨 열정 때문에 이런 일들을 벌이고 다니는 나란 녀석은 도대체 어떤 사람이냐~. 대학원 수업은 수강취소도 안 되기 때문에 정면 승부할 수 밖에 없는데~
저녁에 동기들이랑 식사하고 동생네 집으로 갔다. 이 녀석이 내가 사업 시작했다고 하니까 은근히 긴장하고 있기 때문에 가서 형이 얼마나 대범하고 자신 만만하게 사업을 다루고 있는 지 보여줘야 했다. 닭 뜯으면서 맥주 한잔하고 누워있자니 녀석이 카드 포인트로 받았다며 전기 면도기를 하나 준다. 오~, 얼마전에 하나 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기분 좋게 받았다.
무척 피곤했기 때문에 일찍 자리에 누웠는데, 약간 고민이 드는 부분이 사업 운영에 관한 것이다. 자본금을 갖고 법인을 세우고 시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이 일들을 곧 이루어져야 한다. 고민이 되고 걱정이 된다는 건 뭔가 현재의 자세를 다시 돌아봐야 할 일. 지금 시점에 드는 생각은 일단 해보지 않은 일로 걱정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자본금이 모이지 않았다는 아무것도 실행하지 않은 지금의 이야기이고 막상 내가 제대로 덤볐을 때 일이 멋지게 이루어 질 수도 있다. 그리고, 늘 그러했듯이 초반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자신을 믿고 인내하고 노력하면 늘 원하는 걸 이루어 왔다. 시제품 만드는 건도 이 부분이야 말로 나의 연금술이 본격적으로 발휘되어야 할 부분이다. 많은 일들이 점점 더 구체화 되어 가고 있으므로 나를 믿고 전진해 나가면 된다.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니까 마음이 많이 편해졌고 용기도 생겼다.
그랬더니, 오늘 2가지 일이 있었다. 진선구 책임이 주말에 같이 얘기 좀 하자고 했고, 홍광석 교수도 내 제안서에 대해 좋은 아이디어라고 시간 될 때 연구실로 드르라고 했다.
말그대로, 감사합니다! 전부 이루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