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말로 회사에 돈이 들어오니 마음이 좀 편안해졌었다. 그런 상황에서, 8월에 들어서며 닥친 가장 큰 일은 금형 개발할 업체를 선정해서 일을 진행시키는 것이었다. 국내에서 금형을 개발하면 약 6천만원 정도 나올 수 있는 상황이어서 내 예산을 초과하고 있었다. 그래서,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던 상황에서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게 되었다. 그랬더니, 크게 두개의 큰 의견으로 나뉬었는데, 하나는 시장쪽에 가까운 사람들, 즉 영업이나 구내나 판매쪽에 있는 사람은 당연히 이런 아이템은 중국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고 개발쪽 사람들의 의견은 일정과 품질 관리가 안되다는 이유로 국내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일단 드는 생각이 중국을 포함해서 생각지 않고 이쪽 비즈니스를 한다는 건 더이상 넌센스구나. 그리고, 또 한가지 든 생각은 아이디어를 쉽게 구현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만들어야겠다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좋은 방안은 중국에 공장을 가진 업체에게 OEM 개발을 시키는 것이라는 생각에 전 직장에서부터 알던 업체에게 일을 의뢰했는데, 이게 9월 내내 지지부진하게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9월에 들어서서 마음이 약간 편치 않음을 알게되었다. 그런 중 9월 중순 쯤 대학원 수업을 듣다가 내가 뭔가를 겁내고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하게 됐고, 그러다 9월 말에 이르러서 iDECK을 팔아야 하는 것에 겁내고 있다는 걸 알아채게 되었다. 그걸 위해 지난 2월 부터 달려왔는데,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겠지만, 이 마음은 한 단계 성장해야 할 때 맞게 되는 보통의 기분이라고 하겠다. 어른이 되면 뭔가 성숙해지겠지 했지만 막상 성인이 된 직후 보게 된 자신의 어른 습관 뒤에 느끼는 기분이랄까. 어둠은 빛을 비추는 것으로 없어지듯 두려움은 바로 바라보는 것으로 사라지는 것 같다. 역시 그렇다면 정면 승부한다는 기분을 가진니 슬슬 답이 나오기 시작했다.
금형 개발은 중국 쪽에도 견적을 받아보았으나 한국 쪽에서도 큰 차이없이 개발할 수 있게 되어 한국 업체와 일을 진행하기로 하고 지난 10월 22일에 일을 시작하였다. 뭔가 일이 진행되는 흐름을 타기 시작하니 애플에서도 라이센스 계약하는 건에 대해서도 NDA를 맺자고 문서가 와서 바로 싸인해서 같은 날 보냈다.
판매에 있어서도 의미있는 진전이 있었는데, 테크노마트에 판매를 하는 사장님과 미팅을 하여 출시에 있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여지를 확인했고 대학원 형님을 통해 소개 받은 분으로 부터 해외 시장 발굴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전자전에서 바이어와 미팅을 했고 이달 말에 한상대회에도 가볼 예정이다.
이런 과정에서 몇가지 깨달음이 왔다.
* 기회를 만들어서 사업을 발전시킨다.
- 예산을 세워보니 12월 초에 현금이 들어와야 할 구조다. 그렇다고 돈 생기면 해야지 하면 진짜 그렇게 될 테니. 그런데, 가만히 보니 iDECK의 상품성 만 명확하면 돈은 어떻게든 들어올 것 같다. 기회를 만들면 사람들이 참여할 것으로 믿는다.
* 성공은 이미 결정되어 있다. 다만, 그 사이에 내가 어떤 마음가짐과 결정과 실행을 해나가느냐의 문제이다.
- 이는 평행 우주적 사고방식인데. 시간의 흐름 속에 살지만 사실은 원인과 결과가 동시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윗글은 현재의 순간 순간의 결정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 성공한 사업이 있고 그에 맞는 일을 해나간다는 기분이라고 해석하면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