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君子) 성인지미(成人之美) 불성인지악(不成人之惡), 소인(小人) 반시(反是).

  군자는 다른 사람의 좋은 점을 이루게 해주고, 나쁜 점은 조장하지 않는다. 
소인은 그 반대다.
- 공자, 논어 안연편에서

신지모루 구성원 관련하여 올해 초까지의 내 시각은 이랬다. 이 어려움 속에서 함께 일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감사하다. 그러나 개개인의 역량, 그에 따른 성과, 향상 속도는 충분하지 않다.

다행히 회사가 성장해가는 점은 좋으나 업무 영역이 넓어짐에 따라 조직과 개인의 업무 수행 역량이 뒤따라 오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 경우에 일반적인 대응은 적합한 사람을 새로 채용하고 미진한 사람은 내보내는게 아닌가 싶다. 한편의 다른 관점은, 내가 남에게서 보는 단점은 나의 단점인 경우가 많고 사람에게서 아니다라고 한 경우 후회가 남을 때가 많았다.그래서, 이런 종류의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올해 초 직원 한명과 갈등을 겪으면서 결국 내보낼 무렵에 이런 깨달음이 왔다.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기를 쓰고 긍정적인 면과 기회를 찾으면서 왜 사람에게는 장점을 봐주지 않고 내가 가진 틀을 들이대고 강요하는가. 

잘 하는 점을 찾아서 키우자고 생각하니 마음이 훨씬 편안했다. 지각을 하던 말던, 사고를 치던 말던 잘 하는 점을 먼저 헤아리니까 '계속 이 상황을 지속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덜 들게 되었고, 매출도 지속적으로 상승 중이어서 개인적으로 편안하게 여름과 가을을 지나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직원간에 생겼다. 내가 잘 못한 것에 대해 피드백을 안하니까 그들끼리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한 사람에 대한 모두의 책임과 한 사람의 모두에 대한 책임은 동등하다고 봐서 동료간의 적절한 긴장감이라고 봐서 좀 놔둬봤더니, 나는 열심히 하는데 누구는 안한다로 전이되더니 나는 뛰어난데 다른 사람이 안받쳐준다고 변이되고 결국은 일상적 불평 불만과 긴장이 되었다.

손바닥만한 회사에서 이런 꼴을 보자니 내가 돈 버는 지옥을 하나 더 만들었구나 싶고, 전에 다녔던 회사에서 보지 못한 일들이라 그회사들 다닐때는 불평불만이었지만 이제 보니 정말 세련되어 있고 발전된 문화를 갖고 있었던거구나 싶었다.

11월부터 제대로 이 문제에 맞서야겠다고 결심하고 문제를 보기 시작하니까 문제의 다른 의미도 보였다. 이런 과정을 겪고 해결해 가면서 조직문화가 정착되어 가는거라고 생각하니까 문제 자체를 인정하기가 한결 수월했다. 또한, 이일을 겪으면서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은지에 대해서 명확한 아이디어가생겼다.

일단 회사를 운영해 오면서 체험해 왔던 걸 적어본다.
1. 열심히 한다고 성과가 나는 건 아니다. 그러나 마음을 비우고 열심히 하는 경우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2. 문제에 대해 올바른 시각을 갖는 것만으로 해결되기 시작할 때가 많았다.
3. 일은 자기가 가야할 길을 아는 듯 하다. 따라서, 내 의지를 투사하기 보다 일의 흐름을 살피며 해야할 일을 해나갈 때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곤 했다.
4. 생존과 관련하여 내가 할 수 있을 수 일이 별로 없었다. 오히려, 최악의 상황이 일어날 수 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시야가 넓어져서 가야할 길을 본 때가 많았다.
5. 사람에 대한 긍정적 시각은 대부분 옳았다. 틀린 경우에도 예의를 다한 경우 마무리도 좋았다.
6. 사람에게 아니라고 한 경우 거의 내 한계였다.
7. 회사가 커짐에 따라 그에 맞는 거래처와 사람을 만났다. 
8. 사람은 열심히 일하려는 마음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따뜻한 시선과 기대를 보낸다면 많은 경우 성과를 냈다. 이럴 때가 가장 사업할 때 보람있곤 했다.
9. 이러해야 한다는 틀을 들이댈 경우 성과로 이어지기 힘든 경우가 많았다. 뜻을 품고 하는 일들에 그 뜻을 풀어내면 서서히 변해가곤 했고 그에 따른 부작용도 적었다.
10. 직원의 의사를 물어서 하는 일이 실수가 적었다.
11. 아이디어를 구할 때는 어떤 업무 절차나 틀, 또는 당위론에 맞추기 보다 뜻을 품고 널리 구하다가 갑자기 마음에 딱 드는 아이디어가 나타난 경우가 여러번 있었다.
12. 업무에 대한 집중력, 애정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으며 그에 따른 결과도 차이가 있었고, 장기적인 성장의 차이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
13. 하향식 성과 평가가 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하는지 또는 최소한 옳바르게 평가 되는지에 대해서 강한 의문이 있다.
14. 수평적인 관계가 개인의 혹은 조직의 성장을 촉진하는 듯 하다.
15. 자기 결정권이 자기 주도적으로 일하는데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쭉 쓰다보니 결국 비전을 어떻게 설정하는가가 중요해 보인다. 비전에 대해 얘기할 때인 것 같다.






Posted by Ch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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