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과 화요일에 휴가를 다녀오고 수요일에 6월이 가기 전에 해야 할 일 한가지 더 하기로 결정하였다. 소비자 조사. 일단 리쿠르팅 부터 해야 하는데, iPod 유저가 많을 것으로 예상 되는 클리앙, 위드아이팟, 키스맥 세 군데 게시판에 8만원에 한 5명 정도 모여서 FGI 하고 싶다고 하니까 정말 5명이 지원하였다. 지원자는 카팩이나 FMT등 iDECK과 유사한 제품을 사용 중인 사람으로 한정했고 자기가 쓰고 있는 제품을 갖고 와 달라고 하였다.
그렇게 리쿠르팅하고 한 시간 정도 어떻게 FGI를 이끌어 갈지 정리하였다. 일반적 구매상황부터 지금 자신들이 쓰고 있는 제품의 장단점 같은 것을 얘기하고 하고 마지막으로 iDECK를 보여주고 반응을 보는 구조로 설계하였다.
27일 금요일 저녁 7시 ~ 9시까지 했고, 대학로 토즈에 방 하나 빌려 실시하였다. 마더레이터는 당근 나다.
조사를 해 보니 일단 내가 이 아이디어를 냈던 최초 의도, 상품 기획 용어로 하자면 기획 의도가 정확히 소비자에게 반응하리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아이디어 자체에 흥미 있어 하고, 기존 제품보다 좋은 거치 위치를 제공하면서 충전과 카팩 수준의 음질을 제공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괘 긍정적이었다. 3만원 수준의 가격이면 카팩 정도를 구매할 의사가 있는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을 것 같고 5만원 정도라면 다소 적극적인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으리라는 감이 왔다.
내 예상 대로 음질에 대해서도 대단히 민감하여 음밸런스가 맞춰지고 카팩보다 좋은 음질을 낼 수 있다면 2~3만원 이상의 지불 의향이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얘기하였다. 향후 모델에서 이 부분에 촛점을 맞춰 개발이 이루어져야겠다. 블루투스에 대한 의견을 물었는데, 다들 왜 있어야 하는 지 의문을 표시했다. 특히, 핸즈프리를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 쓸 수 있다는 것에 대해 프라이버시나 효용성에 강한 의문을 확인하였다.
디자인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을 주었다. 지금 디자인도 무난하나 색상 등이 좀 더 애플스러워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그리고, 카셋트데크에 장착한 후 자주 뺐다 끼워야 할 필요가 적도록 작았으면 하고 아울러 쉽게 iPod 장/탈착이 되어야 하는 한편, iPod이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을 주었다. 또한, 내가 염려한 카셋트테이프 부와 몸체를 연결하는 구조가 허약해 보이지 않냐는 질문에 크게 개의치 않다는 반응이었다. 대충 디자인이 가야할 방향도 감이 오는 느낌이다.
예전에 상품기획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시장에 대한 감이 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시장의 소비자를 만나 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고 내 의도대로 시장에서 반응하리란 걸 확인하니 한층 자신감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