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에 일본의 CEATEC에 뭐 이런 기분으로 지환씨랑 건너갔다. '뭐가 어떻게 일들이 벌어질 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확장된 경험, 고양된 감정은 영원히 우주에 흔적이 남을 것이다. 아이디어 하나로 작은 회사가 순식간에 살아날 수 있다. 신지모루가 얼마간에 돈을 아껴서 몇달 더 사는 것보다는 더 투자할 만하다. 따라서, 헤엄을 쳐서라도 간다.'

전시회 시작 3일 전쯤에 일본을 건너가서 도쿄 구석 구석을 돌아보는 중에 긴자의 애플 스토어에 들어갔다. 뭐 좀 도움이 될 만한게 있나하는 기분으로 둘러보고 있는데 지환씨가 이런 걸 보라고 했다. 아이팟의 커넥터를 아크릴 기구물이 잡고 있고 그 위에 아이팟을 연결한 후 커넥터의 지지력으로 거치시킨 것이다. 아이디어는 좋아보이는데 이걸 어떻게 사업의 아이디어로 연결시킬지 느낌이 안 왔다. 그래서 한마디 했다. "여기까지 와서 뭐 좀 딴 것 좀 봐봐". 그래도 지환씨는 좋아보인다며 갖고 간 아이폰으로 사진을 몇 장 찍어두었다.
 
그런 뒤에 11월 초에 한 1주일 내내 사업 아이디어 만 내 봤다. 한 몇십가지가 나왔는데 그 중에 할 만한게 스마트폰 크래들 쪽이어서 좀 더 시장을 살펴보기로 했더니 꽤 재미있는 결과가 있었다.


1. 할 만하다고 낸 아이디어가 일종의 다기능독인데 없는 제품이고 니즈야 있어서 좀 팔리겠지만 가격이 저렴한 중국제품 때문에 큰 시장을 열기가 곤란할 수 있을 것 같다.
2. 디자인 만으로 어필하는 제품도 Amazon에서 상위에 올라 있어서 이 점이 좀 새롭게 여겨졌다. 예쁜 것 만으로 부족하다는 것이 내 상품 기획의 큰 원칙이랄까. 하지만, 극디자인 제품으로 분류하는 제품들의 상당수가 잘 팔리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깨달음들 뒤에, 할려고 했던 제품 예산을 잡아보니 거의 아이덱 수준으로 돈이 필요할 것 같은데 신속하게 투자가 회수가 될지 확실치 않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선뜻 해야겠다는 결심이 서지 않아서 그냥 1~2주 묵혀두고 있는 중에 지환씨가 이 사진을 보여주었다.


보는 순간 내가 "오 이거다!"라고 외쳤다. 이게 그 긴자의 애플 스토어에서 지환씨가 찍어 온 사진인데, 이걸 컴퓨터로 백업하면서 그냥 보여준 것이었다. 그 때는 이걸 어떻게 활용할 지 감이 없었지만 크래들 시장을 쭉 훑어 보고 나니 대략 감이 생겼다. 대략 어떻게 해나가야겠다는 느낌이 생긴 상태에서 정말 이런 류의 제품들이 시장에서 성공하는지 좀 더 알아 볼 수 없을까 하는 중에 iClooly라는 디자인 크래들이 한국에서 만들어진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왕이 있는 사장님께 그 회사 대표님 소개를 부탁해 찾아가서 이런 저런 사업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중에 디자인 제품이 시장성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발전 시켜볼 만 하다고 느꼈다.
Posted by Ch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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