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에 막쓴 리뷰를 하겠다고 해 놓고 통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그 무렵 나우(Now)라는 책을 기점으로 영성 관련 책들을 읽기 시작했는데 읽고 나면 엄청난 영감들이 오곤 했지만, 그걸 리뷰하는 건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책을 잘 읽지 않고 있는데, 그 이유는 정보에 내가 휘둘린다는 걸 알게 된 뒤부터다. 그럼에도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게 된 것은 호랑이 독서모임의 1월 주제서였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정의에 대한 서양관점의 주류적인 몇개의 학설을 한 챕터씩 논점과 함께 소개해가는 식이다.

내가 이해하는 범위에서 간략히 정리해 보겠다. 저자는 우선 공리주의부터 시작한다. 공리 주의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으로 표현되는 행복이 가장 크게 증진되는 결정이 가장 좋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수의 행복을 위해 소수의 불행을 강요할 수 있는가 하는 점으로 부터 자유지상주의를 이어진다.  이 이론의 근본은 자기소유라는 개념인데, 자신과 소유물은 공동체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에 속하게 되며 이는 국가 등이 강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빌 게이츠가 초당 150달러를 버는 것이 정의롭다고 할 수 있는가, 또는 합의된 인육을 먹는 행위도 정의에 합당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이 이론이 상식에 합당하지 않은 부분을 꼬집는다. 그러면서 로크의 사회계약론을 소개하는데, 구성원 다수가 합의한 계약이 정의가 아닐까하지만 징집과 용병 이슈와 같이 계약으로 설명할 수 없는 국가적 이슈와 대리모 출산과 같은 계약의 불완전성을 들면서 논쟁의 결론을 유보한다.

여기까지가 뭔가 욕망에 근거한 인간들이 모여살면서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몸부림 같은 이론들인데, 갑자기 칸트가 등장하면서 인간의 존엄성이 논쟁이 허락되지 않는 신성 가치로 설정되면서 좀 다르다 싶은 얘기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칸트는 정의를 도덕적인 선택으로 봤고, 도덕적 선택은 도덕적 원칙에서 나오며 그 원칙은 두 가지 정언 명령, 즉 당신의 행동 준칙을 보편화하라, 인간을 목적으로 하라이다. 칸트는 정언명령에 따른 행동만이 자유롭다고 봤다. 이 부분은 욕망으로 부터 자유를 말하는 동양적 사고와도 비슷해서 재밌다고 생각했다. 롤스의 정의론은 완벽한 계약을 상정하고 그에 따른 평등한 사회를 개념적으로 말하고 있다. 즉, 그는 타고나는 재능, 운, 사회적 배경 등의 모든 도덕적 임의성이 배제된 평등이라야 완벽한 사회적 계약으로 본 듯 하다.

저자가 몇가지 더 언급하기는 하는데, 정리하려니 좀 버거워서 이정도로 쓰고 싶다.


Posted by Ch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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